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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가축화 가설

인간은 어떻게 진화하여 현대인이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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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자기 가축화 가설-인간은 어떻게 진화하여 현대인이 되었나

작성일2020.03.10

인간 자기 가축화 가설
금정형주요양병원 진료과장 송 강

인간은 어떻게 진화하여 현대인이 되었나

현대인은 개, 소, 말 등과 같은 많은 길들여진 동물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습니다. 길들여진 동물들은 유순함을 비롯한 여러 가지의 공통적 특성을 보입니다. 그런데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인간도 길들여진 동물들과 많은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 결과는 인간의 줄어든 턱, 평평해진 얼굴, 줄어든 공격성 등이 가축과 마찬가지로 길들여짐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인간 자기 가축화 가설은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자연선택에 의하여 공격성을 가진 개체보다 친사회성을 가진 개체가 선택되어 사회적 능력이 진화했다고 주장합니다.
이 선택의 부산물로 인간은 다른 가축들과 마찬가지로 가축화 증후군의 외관을 보이게 됩니다. 비교학적,

확대 ▲ 그림 1. 인간은 집단 내 친사회성을 기준으로 한 선택의 결과로 진화했습니다. 이는 개와 같은 가축들에서 관찰되는 다양한 형태학적, 생리학적, 인지적 변화를 가져 왔습니다. (Credit: Brian Hare 2017/Annual Review of Psychology)

발달적, 신경생물학적 그리고 고인류학적 연구를 분석하면서 인간의 독특한 정신화 능력, 관용 그리고 인간 가축화 증후군의 연관성에 대한 강력한 증거가 부상하게 되었습니다.

개는 우리의 가장 오래된 친구

확대 ▲ 그림 2. 현대 인간과 네안데르탈인, 개와 늑대의 두드러지는 두개안면의 차이 (Credit: Theofanopoulou et al. 2017/PLOS ONE)

오늘날에는 다양한 종의 개들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모두 유럽 회색늑대의 후손입니다. 오늘날의 개들은 회색늑대와 99.5%의 유전자를 공유합니다. 옛날 고고학자들은 농경을 시작하면서 늑대들이 인간과 가까워졌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신석기시대 농경의 증거는 약 1만 2천 년 전 부터 발견이 됩니다. 그리고 약 1만 4천 년 전부터 가축 개의 존재를 나타내는 증거들이 많이 나타납니다. 늑대가 아니라 개의 것임이 분명한 뼈들이 전역의 고고학 유적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고고학적 발견에 대한 정밀한 연대측정법에서부터 더 빠른 DNA 서열 분석 방법 등 연구 기술 발전에 힘입어 이야기가 계속 바뀌고 있습니다. 벨기에 고예 동굴, 시베리아 라스보 동굴에서 발견된 개의 두개골은 각각 3만 6천 년 전, 3만 3천 년 전에 기원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개의 기원을 둘러싼 논쟁은 아직 진행 중이지만 4만 년 전 빙하기로부터 가축화가 시작되었음을 증명하는 유전학적인 증거가 충분하게 존재합니다. 빙하기의 수렵채집인과 회색늑대와의 관계는 일종의 공생 관계로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음식 찌꺼기를 찾기 위하여 인간 근처를 어슬렁거리는 일이 많아지면서 무의식적으로 이웃에서 동반자로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의 사회적 인지와 가축화

개들은 다른 영장류보다 인간의 몸짓에 능숙합니다. 개들은 인간의 시선을 따라가 숨겨진 음식이나 장난감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간이 손으로 가리키는 장소를 따라가 수색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인간이 음식이나 물건을 찾을 때 몸짓을 이용하여 방향을 알려줍니다. 실험에 의하면 이러한 반응이 반사적이거나 후각 신호만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개들은 인간의 유아와 유사하게 인간의 협력적 의사소통 의도를 이해할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계통학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종이 어떻게 이런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 의문을 가지게 만듭니다.

의사소통할 준비가 되어있는 개들

개들은 인간의 몸짓을 이해하기 위하여 인간과 긴 시간을 보낼 필요가 없습니다. 강아지도 인간의 기본적인 몸동작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종과 개체에 따라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강아지 때부터 인간의 몸짓에 의지합니다. 개들이 이러한 능력을 늑대에게서 받은 건 아닙니다. 늑대의 능력은 개보다 못하고 유인원에 가깝습니다. 늑대가 인간의 몸짓을 읽기 위해서는 정해진 짧은 시기동안 집중적인 인간 사회화 훈련을 받아야 합니다. 시기가 지나버리면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는 능력이 거의 발달하지 못합니다. 늑대는 독립성으로 인해 불가능한 임무를 마주하여도 혼자 해결하려 하지만 개들은 빠르게 인간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은여우(Silver fox) 가축화 실험

확대 ▲ 그림 3. 드미트리 벨리아에프(Dmtri Belyaev)1917~1985

개들의 이런 일반적이지 않은 사회성은 아마도 가축화 과정의 결과로 생겼을 것입니다. 러시아의 유전학자인 드미트리 벨리아에프(Dmtri Belyaev)는 최초 길들이기의 시작 단계에서 우리 선조가 가장 인간에게 친화성을 느끼는 동물을 선택하였고, 이러한 인간을 향한 친화성이 유전적으로 가축화 증후군과 연관되어 있다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늘어진 귀, 짧고 동그랗게 말린 꼬리, 소년적인 얼굴과 신체,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의 저하, 얼룩무늬 털 그리고 비교적으로 긴 번식기 등과 같은 친화적인 동물이 지니는 특징들의 집합을 가축화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러한 가설을 실험하기 위하여 모피를 위해 대량으로 번식시키던 은여우를 이용했습니다. 실험군은 매 세대 수백 마리 중에서 인간에게 가장 친밀함을 보이는 상위 10%를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된 10%만이 다음 세대의 부모가 되었습니다.

대조군은 인간에 대한 친밀감과 무관하게 무작위로 길러졌습니다. 이 실험의 결과로 실험군은 인간에게 아주 높은 친밀감을 보였고 가축화 증후군의 외양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확대 ▲ 그림 4. 드미트리 벨리아에프와 은여우 (Credit: https://domesticatedsilverfox.weebly.com/)

6세대(6년, 은여우는 매년 번식)만에 실험자의 손을 핥거나, 인간에게 안기거나, 인간이 다가갈 때 꼬리를 흔들고 인간이 멀어지면 우는 집합이 출현했습니다. 놀랍도록 빠른 변화입니다. 10년이 되기도 전에 늘어진 귀와 둥글게 말린 꼬리가 출현했습니다. 15세대에서는 야생 여우에 비하여 스트레스 호르몬이 절반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세대가 점점 진행됨에 따라 부신이 점점 작아지고, 세로토닌 수치가 증가했습니다.
얼룩무늬 털, 개와 같은 얼굴형(짧고 둥근 주둥이)과 두툼한 몸뚱이가 나타났습니다. 야생 여우보다 더 긴 번식기를 가지고, 개처럼 인간의 시선을 따라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대조군과 다르게 실험군 만이 인간의 몸동작에 반응을 보였습니다. 실험군 선별 시에 인간과 협동적 의사소통 능력은 고려하지 않았지만 실험군은 인간의 몸동작에 마치 강아지처럼 반응했습니다.

확대 ▲ 그림 5. 1960년의 실험자와 여우들
확대 ▲ 그림 6. 늘어진 귀가 나타난 가축화 여우

벨리아에프가 최초에 가축화 증후군이 친화성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했을 때 그 기전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실험에서 점점 순해지는 여우가 보이는 그 모든 변화를 단순히 DNA에 생기는 돌연변이로만은 설명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축화된 은여우가 개처럼 축 늘어진 귀에서 꼬리 흔들기까지 이런 모든 형질들이 단순히 새로운 돌연변이에 의해 생겼고 우연히 개와 비슷해졌다고 믿기란 불가능했습니다. 개별 형질이 순전히 점진적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은 낮아 보였고 한두 개의 근본적인 유전적 변화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유력해 보였습니다.

특정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은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며, 유전자는 켜지고 꺼질 수 있습니다. 벨리아에프는 행동 변이를 제어하는 유전자들이 조절이라는 중요한 역할도 맡고 있다고 추측했습니다. 발생 과정에서 다른 유전자들을 켜고 끄면서 연쇄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입니다. 그의 연구를 이어받은 러시아 과학자들은 문제의 유전자들이 신체의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코르티솔과 세로토닌에 관여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가축화된 여우는 코르티솔 농도가 매우 낮았고 뇌의 세로토닌 수치가 높았는데 이 두가지 신경 전달 물질이 어미 배속에서 발달하고 있는 여우 새끼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모체의 코르티솔과 세로토닌이 배아 발생 과정에서나 출생 후 새끼가 어미젖을 먹는 동안 여러 유전자들의 발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특별하게 순한 여우를 골라냄으로써 스트레스를 잘 견디고 공격성을 줄이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개체들을 선택하게 되고 그 결과 다음 세대의 여우들은 자궁 속에서 이례적 스트레스 호르몬 패턴에 노출 됩니다. 이는 여우 새끼의 유전자들이 켜지고 꺼지는 방식에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야생에서는 잘 일어날 수 없는 방식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 기전을 밝히는데 점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온화한 기질은 인간에 대한 두려움을 대체하여 인간에게 이끌리도록 하고, 태아 발달 경로에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신경능선세포는 외배엽에서 기원하며 많은 종류의

확대 ▲ 그림 7. 2015년의 실험자와 여우

분화된 세포를 만들기 위해 광범위하게 이동합니다. 감각, 교감 및 부교감 신경계의 신경세포와 신경아교세포, 부신의 에피네프린 생성세포, 표피의 색소 소포, 머리를 구성하는 많은 수의 골격과 결합조직을 구성하게 됩니다. 신경능선세포 가설에 의하면 동물 발달 초기에 선경 능선 세포가 내분비선, 뼈, 털, 연골 등 다양한 곳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친화성에 따른 선택이 신경능선세포의 이동을 감소시켜 털의 색, 안면 구조, 연골의 강도, 호르몬 수치 등 다양한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러시아 연구자들은 단 몇 개의 변이 유전자가 광범위한 영향을 미침으로써 털색뿐 아니라 축 처진 귀와 말려 올라간 꼬리 같은 특이한 모습을 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그러므로 스트레스 내성 및 순한 성질에 관여하는 유전자들과 관계있는 특정 형질을 집중적으로 골라내면 수많은 다른 형질들에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제 겨우 발걸음을 뗀 단계이지만 우리는 그런 광범위한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 중 일부를 찾아내는 과정에 있습니다. 서로 다른 형질들이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어 함께 유전될 수 있다는 생각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이를 다면발현이라고 부릅니다.

확대 ▲ 그림 8. 가축화된 여우의 짧고 둥근 주둥이 (Credit: Lee Alan Dugatkin 2018/Evo Edu Outreach)

다면발현은 왜 개와 늑대가 유전적으로 비슷한데도 개의 변이가 늑대보다 휠씬 많은지를 설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유전자 돌연변이는 여러 형질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고 그 과정에서 새롭고 흥미로운 변종들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은여우 가축화 실험에서 보았듯이 현대 품종들이 생기기 오래전인 초기 개들에서조차 변이가 풍부했을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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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9. 신경능선과 연관된 가축화 증후군의 발달 도식 (Credit: Wilkins et al. 2014/Genetics)

가축화 증후군의 증거들

개는 집단 간, 집단 내 공격성의 강도가 낮습니다. 생리적으로 개는 인간과 상호작용할 때 스트레스 반응이 낮습니다. 개들은 외적으로 두개골 용적이 줄어들고 털의 탈색소화를 보입니다. 개들은 동종에 비하여 인간에게 더 이끌리는 친사회적 행동을 보입니다. 개들이 인간과 사회화하는 시기가 일찍 시작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개들은 소년기 음성을 성인기까지 가져갑니다. 개들은 또한 인간의 사회적 신호에 민감합니다.

실험군 여우는 인간에게 공격적이지 않습니다. 생리적으로 기저 세로토닌 수치가 높고 부신피질호르몬 수치가 낮습니다. 실험군 여우는 여성화된 두개골을 가지고 탈색소 된 털을 가집니다. 또한 실험군 여우는 성인기에도 인간을 따르고 인간과의 놀이에 관심이 많습니다. 개와 마찬가지로 일찍 사회화를 시작하고 오래 지속됩니다. 성년기에서 소년기 음성을 가지며 인간의 신호에 민감합니다.

가축화 증후군의 증거를 가장 잘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침팬지가 있습니다.침팬지에는 두 가지 종이 존재합니다. 동물원에 전시 된 종이 가장 수가 많고 우리가 흔히 침팬지라고 부르는 종이고 상대적으로 수가 적은 보노보라는 종이 있습니다. 보노보는 제한적으로 콩고의 숲에서만 생활합니다. 보노보는 피그미족과 같은 숲에서 서식하기도 하여 피그미 침팬지로 불리기도 하였습니다. 보노보는 침팬지보다 마르고 긴 다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깨는 좁고 목은 얇습니다. 머리통 역시 침팬지보다 유의하게 작고 주둥이도 돌출이 많지 않고 눈썹 능선도 작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더 큰 관심을 받는 것은 두 종의 행동적 차이입니다. 이러한 행동 차이는 훨씬 더 신체적 차이보다 더 두드러지고 많은 토론의 주제가 되었습니다. 보노보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는 침팬지가 인간의 행동 진화를 추론하는데 최고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전쟁하는 인간처럼 침팬지는 주기적으로 다른 영장류들을 사냥했고 인접한 영역을 습격하기도 했습니다.
보노보 원숭이는 집단과 집단 사이, 집단 내 낮은 공격성을 보입니다. 사회적 스트레스에 좀 더 수동적으로 적응하는 반응을 보입니다. 두개골 용적이 줄고, 여성화된 얼굴을 가지며 입술과 꼬리 뭉치에 탈색소화를 보입니다. 성인기에 놀이와 비번식적인 사회성적(sociosexual)행동이 늘어나며, 자발적으로 음식을 공유합니다. 관용을 형성하는 사회성적인 행동이 일찍부터 시작되고 성인기 내내 유지됩니다. 보노보는 눈에 주의를 기울이고 인간의 시선을 이용합니다. 협동적 유동성의 증가를 보입니다.

보노보는 공격성에서 침팬지들과 큰 차이를 보입니다. 수컷 보노보는 암컷에게 강요하지 않고, 유아 살해를 하지 않습니다. 수컷 보노보는 또한 경계 정찰을 하거나 다른 구역을 습격하지 않습니다. 보노보가 친사회적으로 진화하게 된 것은 성적인 선택에 의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풍족하고 예측 가능한 환경에 거주하게 되면서 암컷 보노보는 침팬지와는 다르게 수컷의 공격성에 대하여 연합하여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암컷 보노보는 덜 공격적인 수컷을 선호하게 되고 이는 자기 가축화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현세 인간의 인구밀도 증가로 집단 내에서 관용도가 높은 사람이 선호되었습니다. 현세 인간은 형태학적으로 뇌 세로토닌과 옥시토신이 증가하고 신생아기 안드로겐과 사춘기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감소되었다고 추론됩니다. 현세 인간은 두개골 용적의 감소, 여성화된 얼굴, 구형의 두개골 발달, 결막의 탈색소화를 보입니다. 그리고 아주 높은 수준의 집단 내 음식 공유, 협동, 사회적 유대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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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 10. 오른쪽에 있는 것은 보노보입니다. 왼쪽에 있는 것은 침팬지입니다.
보노보는 체구와 두개골이 더 작고 털이 더 짧습니다. (Images by Pierre Fidenci and Ikiwaner.)
시선 따라가기 보노보>침팬지 도구 사용하기 침팬지>보노보
음식 공유하기 보노보>침팬지 인과적 추론하기 침팬지>보노보
협력하기 보노보>침팬지 공간 기억 침팬지>보노보
사회적 놀이하기 보노보>침팬지 공격성 침팬지>보노보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네안데르탈인은 우리의 사촌과 마찬가지였습니다. 불을 지피고 이용할 줄 알았고, 도구를 만들어 사용했습니다. 무리를 지어 살면서 어느 정도 협동할 줄 알았고 협력하여 사냥을 했으며 의사소통이 가능했습니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는 생김새로 명확하게 구분됩니다. 네안데르탈인은 현생인류보다 몸집이 훨씬 컸습니다. 그리고 두개골의 형태가 크게 달랐습니다.
기후변화가 시작되면서 네안데르탈인이 서식하고 있던 유라시아 지역에 현생인류가 유입되었습니다. 초기 현생인류가 유라시아에 도착하자 인구가 빠르게 불어나 단시간에 네안데르탈인 인구를 초과하였습니다. 네안데르탈인은 덩치가 크고 활동적 이였습니다. 기초대사량과 활동대사량이 현생인류보다 높았습니다. 이는 상대적으로 생존에 상당히 불리한 조건이었습니다. 현생인류는 식성이 좋아서 네안데르탈인 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동물을 사냥하고, 다양한 식물을 섭취했습니다.
특히 네안데르탈인 유적지에서는 갯과 동물의 뼈가 발견되지 않습니다. 현생 인류가 늑대를 어떤 방식으로 길들이기 시작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네안데르탈인은 그런 능력을 가지지 못했습니다. 늑대들은 네안데르탈인의 생태계의 일부로 항상 주변에 있었으나 이 동물을 조직적으로 이용하지는 못했습니다.

약 4만 년 전부터 현생인류의 개 가축화 증거들이 발견되기 시작하는데 이러한 전례가 없는 동맹이 네안데르탈인의 멸종을 가속화 시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는 네안데르탈인 뿐 만 아니라 다른 포식성 종들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인간

우리가 길들인 동물들과 우리 사이에는 신기한 연결고리가 존재합니다. 우리들 역시 동물이 길들여졌을 때 등장한 형질들 중 일부를 보이고 있습니다. 개처럼, 그리고 벨리아에프가 길들인 은여우처럼 우리는 선조들보다 작은 턱과 치아 납작한 얼굴을 지니게 되었을 뿐 아니라 남성의 공격성이 많이 줄었습니다. 이 일군의 연관된 형질들을 ‘가축화 증후군’이라고 부릅니다.
인간은 매우 사회적이고 관용적인 생물입니다. 범죄, 폭력, 전쟁을 보면 호전적인 종처럼 느낄 수도 있으나 역사적으로 볼 때 폭력성이 지난 세기에 비해 평균적으로 줄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인간은 가장 가까운 친척인 침팬지나 보노보에 비하면 엄청나게 친화적입니다. 다른 유인원들은 분열하기 쉽고 같은 종의 낯선 구성원을 만날 때의 일반적인 반응은 공포와 스트레스입니다. 그에 반해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가까이 사는 것을 감내하고 낯선 사람과의 만남에 침착하게 반응하며 공동의 사업에 협력해왔습니다. 실제로 인간이 한 종으로서 이례적은 성공을 이루고 뛰어난 문화를 축적하고 발전시킨 것은 서로 협력하고 돕는 능력 덕분입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우리는 스스로를 길들여야 했습니다.

우리 종은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출현했습니다. 의사소통 형식인 구어와 미술을 포함한 상징적 행동을 할 수 있는 능력이 호모 사피엔스에게는 처음부터 있었고, 어쩌면 수십만 년 전 우리와 네안데르탈인의 공통 조상에게도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인간은 수많은 미술품을 만들기 시작했고 일부는 오늘날까지 전해집니다.
인구밀도의 증가는 모든 종에 특정한 도전을 제시합니다. 인구가 많다는 것을 먹여야 할 입이 더 많다는 뜻이고, 자원 경쟁이 증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문화를 점점 복잡하게 발전시켜가는 현생 인류다운 행동의 출현은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의 사회적 관용이 나타났을 때 비로소 가능했습니다. 덜 두려워하고 덜 적대적이며 타인과의 소통에 적극적일 때 우리는 배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은여우에서 부터 쥐까지 다른 동물들에게서 공격성향을 제거하면 행동에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그들은 휠씬 더 친근해집니다. 그리고 호르몬이 매개하는 행동 변화는 신체의 변화도 동반하는데 특히 머리와 얼굴의 모습이 변합니다. 길들여진 은여우는 털색에 흰색 반점이 나타날 뿐 아니라 송곳니와 두개골이 더 작고 주둥이가 짧습니다. 길들여진 성체는 야생의 미성년 개체처럼 보입니다.
지난 20만 년 동안 인간의 두개골도 변했습니다. 눈썹 위 융기부가 낮아지고, 뼈가 전반적으로 가늘어졌으며 남녀의 송곳니 크기 차이가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덜 우락부락해졌습니다. 은여우와 여타 가축 동물들에서 나타나는 패턴과 비슷합니다. 이런 변화는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감소와 관련이 있습니다. 이 호르몬은 뼈 성장뿐 아니라 행동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자궁 안에서 비교적 높은 수치의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사람은 이마가 더 좁고, 얼굴이 더 넓적하며, 턱이 발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현생 인류의 초기 화석들을 보면 대체로 최근 화석이 비해 눈썹 위 융기부가 훨씬 발달한 모습입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변화가 얼굴 모양의 이런 변화를 매개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만일 그렇다면 양성 모두에서 나타나는 더 가냘프고 여성적인 두개골은 인간 집단이 커짐에 따라 사회적 관용이 자연선택 되면서 생긴 부산물일 수 있습니다. 진화를 위해서는 살아남는 것 뿐 아니라 번식에도 성공해 유전자를 다음세대에 전달해야 합니다. 인간 사회가 진화함에 따라 생존을 위해 광범위한 관계망에 의존하기 시작했을 때 우리는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우리 자신을 길들였을 것입니다. 길들여진 동물들은 인간과 또 하나의 특징을 공유합니다. 인간은 천천히 발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리의 유년기는 야생의 존재들보다 깁니다. 유아와 아동은 성인에 비해 더 잘 믿고, 친근하며, 장난을 잘 치며, 학습을 잘 합니다. 강아지 새끼를 떠올려 보면 더 천천히 성장하고 더 오랫동안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개체들이 매 세대 인간과의 동맹을 이어갈 확률이 높았을 것입니다. 이를 생각하면 길들여지는 것이 의도치 않게 더 오랫동안 머무는 것에 대한 선택을 일으켰을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스스로를 길들이면서 결과적으로 자연선택이 우리에게 작용하는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더 오랫동안 어리게 머무는 사람일, 어리게 생동하는 사람들이 선택되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동물들에서 가축화 증후군으로 나타나는 모든 변화들을 연결 시켜주는 것이 있습니다. 부신 세포에서부터 피부의 색소 생산 세포, 얼굴 골격의 일부와 치아까지 신경 능선 세포라 불리는 이 배아 세포들의 다양한 운명을 가축화 증후군에 속하는 특징들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듯 보입니다.

도구의 사용과 전달

침팬지는 탁월한 도구 사용자입니다. 침팬지 그룹마다 다른 유형의 도구를 사용합니다. 워싱턴 대학교의 연구원들은 탄자니아의 연구 센터에서 수십 년 동안 침팬지 도구 사용을 연구해왔습니다. 연구원들은 침팬지의 가장 복잡한 도구 사용 동작을 문서화했습니다. 흰개미와 가른 곤충들의 야생 침팬지의 식단에서 귀중한 지방과 단백질 공급원입니다. 침팬지는 나무줄기를 낚싯대로 개조하여 곤충을 수확합니다. 고우알로우고(Goualougo) 지역의 침팬지는 여러 가지 도구를 순차적으로 사용합니다. 낚시 작업이 복잡한 고우알로우고 지역의 침팬지 엄마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낚시 공구를 요청이 있을 때 제공할 확률이 3배나 높습니다. 곰배(Gombe) 지역의 침팬지는 도구에 대한 요청이 있더라도 적극적으로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의 침팬지는 도구의 제공을 거부하였습니다.

인간이 아닌 영장류는 동료의 도움 없이 다른 이가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스스로 연습하면서 사용 기술을 배우는 것으로 생각해왔습니다. 침팬지의 도구 사용 전통이 여러 세대에 걸쳐 어떻게 전달되는지 이해하면 인간의 복잡한 문화 능력의 진화적 기원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간의 진화는 복잡한 기술의 출현 및 정교화가 특징이며, 이는 종종 가르침과 모방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기술을 서로에게 전달하는 우리 종의 특성에 기인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능력의 진화적 기원은 아직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위의 연구를 바탕으로 할 때 복잡한 기술을 습득하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인간의 친화적 성향이 현재와 같은 진화적 성공에 기여함을 알 수 있습니다.

관용과 성공적 진화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에게 나타나는 공격성 감소와 관용의 증가를 가져오는 듯 보이는 신체적 변화들은 가축 동물들에서 볼 수 있는 패턴을 그대로 되풀이할 뿐 아니라, 몇몇 야생종들이 보이는 차이와 일치합니다. 보노보는 침팬지의 가까운 사촌이지만 그들은 훨씬 덜 공격적이고 장난기가 훨씬 더 많습니다. 또한 보노보는 침팬지에 비해 발달이 느립니다. 보노보 새끼는 두려움이 적고 어미에게 더 의존적인 경향이 있으며, 두개골 모양과 송곳니 크기에서 침팬지에 비해 암수 차이가 적습니다. 중요한 점은 은여우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해부적 변화들이 길들여진 사회성에 대한 선택의 우연한 부산물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자기 길들임과 흡사한 과정은 실제로 포유류 진화에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고, 사회적 관용이 성공적 진화 과정에서는 항상 일어났습니다.

결론

자기 가축화 가설은 다양한 종들에서 공격성에 반대되는 선택이 유사한 표현형의 변화를 가진 증후군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합니다. 이는 야생 동물 중 공격성이 적은 동물이 자연선택된 것과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 가축화된 동물을 보면 낮은 공격성이나 높은 관용으로 유발된 선택이 행동적, 생리적, 형태학적 그리고 정신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기 가축화 가설이 더 다양한 종들에게 적용될 수 있을지는 아직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하지만 미래의 연구를 통하여 자기 가축화 가설은 인간을 포함한 여러 종에서 선택이 가져오는 다양한 변화를 이해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