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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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 - 화석의 특징들

작성일2019.09.25

화석의 특징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가장 특이한 점은 아마도 작은 키와 작은 뇌일 것이다. 이는 거의 완벽한 골격을 보유하고 있는 LB1화석에서 분명히 파악할 수 있다. 다른 개체들의 몸체 뼈도 마찬가지로 작고 LB8 화석의 경우는 LB1보다 더욱 작다. 비록 리앙부아에서 회수된 구개골은 하나뿐이었지만, 두 개의 하악골(LB1과 LB6)의 경우 그 형태와 크기가 매우 비슷했다.

신체 크기와 모양

몸체
키 1 미터 (다섯 개체에 해당되는 유골의 평균치)로 현생 인류 중 가장 작은 피그미도 1.4 – 1.5 미터 정도임을 생각해보면 매우 작은 키이다. 넓은 골반과 굽은 어깨는 호모 사피엔스의 몸체와 비교해서 많은 차이가 난다.


다른 호미닌에서 볼 수 없는 특징들이 조합되어 있는데 특히 측두엽과 전두엽에서 많이 다르다. 뇌의 크기는 약 380cc로 침팬지 뇌의 크기와 비슷하며, 아마도 작은 뇌 크기는 적은 에너지 소모량과 관련된 선택 압력이 있었음을 시사한다. 복잡한 인지 활동을 돕는 것으로 알려진 브로드만 10 영역(Broadman area 10)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두개골
두개골 모양은 길고 낮은 구조로 호모 사피엔스보다는 호모 에렉투스에 더 가깝다. 앞머리는 작고 튀어나오지 않았으며 뼈의 두께는 호모 에렉투스와 호모 사피엔스의 것과 비슷하다.

납작한 얼굴
눈썹마루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되는 호모 에렉투스와 달리 두 눈 사이로 이어져있지 않다.

좁은 코
호모 속과 현생인류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이다.

턱과 이빨
현생인류에서 발견되는 돌출된 턱뼈가 없다. 상대적으로 턱은 크고 이빨은 호모 에렉투스를 닮았으나 더욱 원시적인 특징들을 보여준다. 호모 사피엔스와는 다른 어금니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송곳니와 앞니들이 작다. 치열은 호모 속에서 전형적으로 볼 수 있는 V자 모양 혹은 포물선 모양이다.

사지와 골반
팔, 어깨와 다리에서 보이는 뼈와 관절 구조는 호모 플로레시엔스가 현생 인류보다는 초기 인간과 더욱 유사하다는 점을 드러낸다. 엄지발가락이 나머지 발가락들과 나란히 정렬되어 있고 발꿈치를 들어 올렸을 때 발바닥의 아치를 뻣뻣하게 만드는 안정화 메카니즘은 직립(이족) 보행의 특징을 보여준다. 그러나 신체 크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발과 달리는 동안 에너지를 저장했다 분출하는 스프링 역할을 하는 발바닥 아치가 상대적으로 편평한데다 엄지발가락이 짧은 원시형질도 갖고 있다. 이러한 특징들은 호모 하빌리스와 오스트랄로피테쿠스 같은 고대 호미닌과 유사한 것으로 현생 인류와는 그 형태와 기능에서 다른 보행 자세를 갖고 있음을 시사한다.
- 윗팔뼈(상완골)의 비틀림 정도가 아주 적다.
- 다리뼈는 그 길이에 비해 폭이 넓다.
- 쇄골은 상대적으로 작고 휘어져 있다.
- 어깨뼈(견갑골)의 구조는 어깨를 앞으로 구부러지게 만든다.
- 손목뼈는 현대 인류와 크게 다르며 아프리카 유인원이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를 닮았다.

최소한 80만 년 전부터 내려오는 인간 조상들에게서 보이는 특징들이 보이지 않는다. 특히 작은마름뼈(trapezoid bone)는 피라미드 모양으로 장화 모양의 현생 인류와 대조된다. 펼쳐진 골반의 장골은 원시형태로서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유사하여 여자는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넓은 골반을 가졌다.

2004년 리앙부아의 연구팀은 그들의 발견을 <네이처>에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네이처>의 엄격한 미디어 엠바고 정책 때문에 출판 전까지 고인류학계에서 이 발견에 관한 소문은 없었다. 그래서 공식 발표는 과학계에 더욱 커다란 충격을 주었다. 논문에서 연구자들은 발굴 유골 가운데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LB1(Ligan Bua 1 화석에 붙은 공식 번호)의 해부구조를 기술하고 그 화석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기준표본(type specimen)으로 지정 했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는 완전히 새로운 종이었는데, 뼈의 크기와 모양이 이전까지 알려진 다른 화석들과는 매우 달랐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거의 완벽한 상태의 유골인 LB1의 독특한 특징을 강조하였다. 대략 1.06m 키에 25kg 무게를 가진 성인 여성으로 1만 8천년 전 죽었을 당시 18세 정도였다. LB1의 두개골(cranium)은 침팬지 두개골 크기 정도로 작다. 호미닌보다는 차라리 난쟁이 호빗 같았던 이 플로레스 표본은 골반과 다리뼈를 보면 이족보행을 할 수 있었고, 고고학자들이 찾은 유물 증거에 따르면 창과 불을 다루고, 그룹 사냥을 했던 종족이었다.

연구팀은 네이처의 동료 평가를 참고해서 이 화석의 정식 이름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Homo floresiensis)로 결정했다. <네이처>의 수석 편집자인 헨리 제(Henry Gee)는 표본의 분류법을 둘러싼 어려움에 관해 이야기했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에 관한 논문이 처음 우리한테 왔을 때, 연구팀은 이 화석에 라틴식 이름인 ‘순단트로푸스 플로레시아누스(Sundanthropus floresianus)’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플로레스의 Sunda 지역에서 온 인간’이라는 뜻이었지요. 그런데 논문 심사를 맡은 사람들이 이 화석은 호모 종의 일원이니 호모라는 이름을 써야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심사 위원은 플로레시아누스(floresianus)가 실제로 ‘flowery anus(anus가 항문을 뜻하기 때문에 꽃 항문이라는 의미)’를 의미해서 문제가 될 수 있으니 플로레시엔시스로 정해야 한다고 했지요. 그래서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를 따르게 된 것입니다.”

다소 어려운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과학적 이름을 보완하기 위해서, 연구자들은 대중들에게 그들의 발견을 소개하기 위한 적당한 별명을 찾았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발견은 공식적으로 2004년 발표되었는데, 그 해에 영화 <반지의 제왕>의 3번째 시리즈인 <왕의 귀환>이 아카데미 최우수영화상을 수상했다. 표본 화석인 LB1이 여성 화석이었기 때문에 별명을 “플로” 혹은 “작은 숙녀 플로” 바꾸려는 노력도 있었지만 좋든 싫든, 미디어를 통해 호모 플로렌시엔시스의 “호빗”이라는 별명이 붙어버렸다.

로버트 박사는 플로의 별명이 붙는 과정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는 홍보 목적으로 별명을 지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화석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로 부를 수는 없는 노릇이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머우드)가 ‘난 호빗이 좋아’라고 말하자 나는 ‘톨킨의 저작권을 건드리는 문제가 없다면 좋아.’라고 답했습니다.”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인 단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피터 브라운은 호빗이라는 별명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히기도 했다. “마이크와 나는 별명에 관해서 서로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나는 그것을 사소한 것으로 여겼고, 그런 이름으로 출판되면 세상 모든 미치광이가 나한테 전화할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자기 집 뒤뜰에서 조그만 털북숭이를 봤다는 끔찍한 전화가 수도 없이 걸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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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duction
발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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